2012년 7월 16일 월요일

헤밍웨이를 위하여 / 김욱동

2006년 관계하던 단체에서 쿠바연수가 있다는 소릴듣고 기를쓰고 합류했다. 연수단의 목적은 도시농업 시찰이었는데 난 그보다 헤밍웨이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대학시절 난 4년을 헤밍웨이 속에 살았다. 대학원생들보다 더 깊게 그에게 빠졌었다.
작가라기 보다는 전설이 되어버린 어니스트 헤밍웨이. 미국 도서관에서 가장 안빌려가는 도서목록에 그의 책들이 포함된다. 읽지는 않으면서 막연하게 그를 동경한다.
쿠바 꼬히마르에 가면 포구에 작은 선술집이 있다. 저녁이면 그가 낚시에서 돌아와 술잔을 기울이던 집. 새벽 여섯시에 일어나서 정오까지 선 채로 글을 쓰고는 오후가 되면 낚시하러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러 한 잔 하고 돌아갔다는 그 집 창가에 서서 파란 하늘과 그보다 더 파란 바다를 바라보며 그의 흔적을 더듬었던 기억이 난다.
그 동네 입구에는 그의 두상이 있다. 동네사람들이 돈을 모아 세웠다는데 그가 죽고 난 뒤에 그걸 보려고, 그가 다녔던 카페에 가보려고 온 세상 사람들이 시골 작은 어촌 꼬히마르를 찾는 모습을 보면서 '거인이 남긴 흔적이 여러사람에게 좋은 일 하는군' 하는 생각에 웃었던 생각이 난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4228438&start=s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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